손목 과사용이라는 말만으로는 어떤 동작이 얼마나 반복됐고 이후 기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오래 사용했다는 양만 적기보다 사용 전 상태, 반복한 작업, 쉬는 동안의 변화, 다시 사용했을 때의 양상을 한 주기로 기록해야 합니다. 이 기록은 원인을 확정하는 표가 아니라 진찰에 필요한 맥락입니다.
먼저 손목을 사용한 일을 종류별로 나눕니다. 키보드와 마우스, 조리, 운동, 물건 들기처럼 손의 모양과 움직임이 다른 활동을 한 덩어리로 합치지 않습니다. 각 활동의 시작과 종료 시점, 중간 휴식 여부, 평소보다 달랐던 작업을 적고 어느 동작에서 불편을 알아차렸는지 표시합니다.
증상은 통증만 기록하지 않습니다. 저림이나 감각 변화, 붓기와 열감, 힘을 쓰거나 물건을 잡을 때의 기능 변화를 따로 둡니다. 통증 강도 점수를 사용한다면 숫자만 비교하지 말고 그 점수에서 가능하거나 어려웠던 동작을 함께 씁니다. 영상검사 소견과 현재 느낌이 반드시 같다고 가정하지도 않습니다.
휴식 구간은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실험처럼 해석하지 않습니다. 쉬기 전후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다시 작업했을 때 같은 양상이 나타났는지만 관찰합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기능 변화가 걱정된다면 작업 기록을 가져가 진찰과 필요한 검사, 관리 방향을 의료기관에서 확인합니다.
손목 과사용 기록의 결과물은 총 사용시간이 아니라 사용과 회복이 반복되는 주기표입니다. 어떤 작업에서 어떤 증상과 기능 제한이 나타났는지 보이면 막연한 과사용이라는 표현을 구체적인 상담 자료로 바꿀 수 있습니다. 특정 작업을 유일한 원인으로 지목하지 않는 것도 이 기록의 중요한 원칙입니다.